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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자막 쥬)

 

실화에 기반함

 

잠시 시간을 내어
우편 체계를 생각해보라

몽유병 걸린 온순한 양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정말 깊이 생각해보라

내 장담컨대
미국 우편 체계는

심사숙고할 만한 대상이다

 

종이 한 장이 대륙을 횡단한다
교실에서 쪽지 돌리기 하듯

나는 세계 반대편의 당신에게
과자를 보낼 수 있다

이름을 쓰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기만 하면 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그 과정에 있는 모든 사람이
뇌 없는 기계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내가 주소를 쓰면
그들은...

복종한다

일말의 의문도 없이

일말의 일탈도 없이

영원, 심미, 죽음에 대한
일말의 생각도 없이

 

자유의지를 주장하는
당신도 예외가 아니다

자기 이름이 적힌 상자가 오면

다른 선택은 상상도 못하고

복종한다

안녕하세요

 

여기 받으세요

고마워요

 

당신 잘못은 아니다

사회가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으니

길?

당신은 순한 양이고

양들의 세계에 살고 있다

당신들 모두가 순한 양이고

할 줄 아는 건 복종뿐이기에

나는 손을 뻗어

어디에 있는 누구든
만질 수 있다

 

나는 손을 뻗어

당신을 만질 수 있다

바로 지금

 

무단침입이요

여긴 사유지요

 

이봐, 피츠

 

안으로 들어가지

 

1995년
2년 전, FBI 연수원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공식 FBI 프로파일러입니다

 

프로파일러로서 여러분은
많은 의심을 마주할 겁니다

수많은 요원,
유능한 요원들이

우리를 무당 취급합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법 집행의 선구자로서

인간 심리의 탐구자이며

FBI가 다루는 최악의 사건에서

우리가 바로 조국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행동분석팀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특별 수사관
제시카 맥기니티

축하하네

 

수고하게

 

최우등 졸업생

특별 수사관
제임스 피츠제랄드

 

축하하네, 피츠

와아!

 

아빠 화이팅!

 

아빠, 이리 나와봐요!

아빠, 엄마가 건배한대요

그래

이제 갈게

- 빨리요!
- 간다!

 

이제 시작할게요

 

여러분은 믿겨지세요?

제 남편이 FBI 프로파일러가
된 걸 축하하는 자리라니

전 아직도 꿈 같아요

 

결혼할 때만 해도
길거리 순경이었는데

 

짐, 당신은 언제나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어

가족과 아이들이 우러러보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고집쟁이랑 결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당신 말이야

하지만 그놈의 고집 덕분에

야간 대학을 나와서
형사반에 들어가고

FBI 훈련소를 졸업해
정예 중의 정예가 됐지

 

그걸 진심으로 존경해

그러니 짐을 위하여!
집에 온 걸 환영해

 

재밌었어?

나 사람 많은 거
어려워하잖아

나도 노력했어

괜찮아, 아무렴 어때
댄, 거기 좀 치워라

정말 좋았어

고마워

 

나도 노력했어

 

고마워

있지, 난...

 

왜?

난 재밌었는데

기다리는 게 힘들었지

 

알지?

손에 비누 묻었는데

나한테 묻혀

 

아빠, 대머리 둘이
문앞에 있어요!

 

문 열어드려

요 녀석 좀 보게

 

- 안녕하세요
- 잘 있었나

파티는 놓친 거 같군

아뇨, 이제 막...
치우고 있었어요

어유, 기저귀 갈아야겠네

여기 받으렴

미안하네만...

괜찮습니다

급한 일로 자네랑
상의할 게 있네

 

그렇군요

 

들어오시죠

이 친구 말로는 자네가
동기 중 최고라도 하더구만

자기가 가르친 학생 중
최고일지도 모른다고

근데 동기들보다 10살이나 많고

자네 이력서를 보니

길거리 순경으로
거의 10년을 꿇었더군

그것도 경범죄 단속반으로

누구 잘못 건드렸나?
어떻게 된 건가?

 

주차위반 딱지 때문였죠

서장님 친구의 친구라고
봐주라는 걸 무시했죠

주차위반 단속하는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건가?

누가 보면 너무
꽉 막혔다고 하겠군

그럴지도 모르죠

 

이 편지 좀 보게

뭐가 보이는지 말해보게

 

지금 장난하는 거죠

장난하는 거 맞죠?

이거 위층에 갖다 놓으렴
아빠가 몇 번을 말했니?

대칭문이잖아요

"Dad, it is I"
(아빠 저예요)

설명해주게

 

일종의 언어유희인데

회문이랑 비슷한데, 그냥 읽을 때랑
거꾸로 읽을 때랑 다른 말이 되죠

각 문단 첫 글짜를 따면
D, A, D, I, T, I, S, I...

 

보세요

D, A, D, I, T, I, S, I...

"Dad, it is I."
(아빠 저예요.)

D-A-D, I-T, 알겠죠?

 

D-A-D, I-T, I-S, I

"Dad, it is I." / "Is it I, dad?"
(아빠 저예요 / 저예요 아빠?)

꽤 재밌죠?

유나바머 특별수사본부장
앤디 제넬리일세

 

저... 그 사건은
종결된 줄 알았는데요

6년 동안 코빼기도 안 보였지

그래서 죽은 줄 알았는데
다시 나타났네

 

우편 폭탄 테러 3건
전보다 위력도 세졌지

어제가 3번째...

새크라멘토의 벌목업자였지

내일 뉴스로 나올 걸세

확실해지기 전까지
숨기려고 했네

그놈인지 아니면...

여깄다

...모방범인지. 근데 확실하네
이제 프로파일이 필요해

이제 위층으로 가렴

자네 지금 뭐하나?

- 애들이 있잖아요
- 자넬 파결하려 하네

 

한 달 동안

가서 프로파일을 만들어주고
행동분석팀으로 돌아오게

좋은 경력이 될 걸세

 

이게 그놈 유나바머가
보낸 거라고요?

가장 최근 편지일세

FBI 요원 50명이
2주 밤낮을 샅샅이 뒤졌는데

아무도 대칭문은 못 찾았네
나를 포함해서

내가 이놈 프로파일에
15년을 매달렸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지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고
좋든 싫든 그게 자넬세

 

하지만 4달 훈련을 마치고
이제 막 돌아온 걸요

이놈 때문에
다시 집을 떠나라뇨

엘리와 아이들에게
그럴 순 없어요

가족을 버릴 순 없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잘 있게
불쑥 찾아와 미안하네

 

피츠, 생각해보게

사진은 갖고 있게

얼굴이 날아간 이 친구도

부인과 애들이 있었네

 

- 안녕히가세요
- 그래 안녕히 가마

실례했습니다

 

- 할머니가 보내신 거야?
- 나한테 보내주신 거야

- 제 거예요
- 그래 풀어봐라

 

자, 들어가자

 

- 왔니
- 내 거야

나도 줘!

안 줄 거야

할머니가 나 주려고
만드신 과자랬어

그래도 나눠줘

 

- 내 거리나까
- 얘들아

할머니 과자 가지고
싸우지 말렴

 

1997년, 캘리포니아 북부

이거 보게
짐승처럼 살고 있구만

 

세상에

자네가 잡은 건가?

여긴 왜 오신 겁니까?

나도 좋아서 온 게 아냐
믿어도 좋아

위에서 부르셔서 말이야

자네가 카진스키를
만나줘야겠네

심문하고 기를 꺾어서
유죄를 인정하게 만들어

유나바머를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네

놈과 통하는 사람 말야

 

그리고

 

놈이 자네를 불러달라더군

 

그가 절 지명했다고요?

 

자네를 지명하면서
자네 아니면 안 된다는군

왜 접니까?

자길 잡은 사람과만
대화하겠다는데

왠지 몰라도
그게 자네라고 생각하나봐

제가 잡았죠
당신들이 꽁무니만 쫓던 걸

특히 당신!
무슨 낯짝으로 여길...

제가 찾고 잡아서
감옥에 처넣었죠

이제 겨우 삶으로 돌아왔는데

여기서 안 떠날 겁니다
바쁘다고 전해주쇼

이봐, 종신형 10번을
받을 정도로 증거는 넘쳐

하지만 이게 재판으로 가면
언론이 득달같이 달려들 걸세

그럼 '유나바머' 테드 카진스키에게
전국 생중계권을 주는 꼴일세

놈의 사상은 위험해

 

유죄를 인정을 받아내야 하네

좋은 말할 때 듣게
명령하게 하지 말고

명령하시든지요

자넨 아직 FBI 소속이야
알고 있나?

그만하게, 콜

- 당장 산림청을 불러서 여길...
- 이봐, 적당히 해

꺼지쇼

 

이봐, 피츠

 

생각해보게

 

"산업 사회와 그 미래"

 

1995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피츠!

 

신참 냄새가 풀풀 나네요

태비 밀그림

- 안녕하세요
- 당신 파트너에요

제가 특수본의
행동분석팀 전부죠

타세요
얼른 갑시다

신문 좀 치울게요
미안해요

 

Flight schools sucks.

Plus U San Raffaele is about a fart and a half away
from losing it's accreditation, but whatever.

As long as I squeak out a masters
before they go under, we're all good.

당신도 프로파일러죠

연수원 출신인가요?

프로파일러는 무슨

그냥 현장요원이에요

 

대형 작전에 참여해본 적 있나?

필라델피아에서 은행 강도 사건,
지방검사 살인 사건... 20번 정도요

꽤 큰 사건들이었죠

그렇구먼
유나바머 특수본일세

 

우와

 

신참, 이리 와

우리 상사 스탠 콜이에요
가요, 곧 브리핑이에요

 

자 그럼

후딱 끝내겠다

대부분 60일 파견 근무니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태비 혼자 2년째인데
어째 맨날 지각이군

우리 목표는 사상 최악의
연쇄 폭탄 테러범

일명 유나바머

17년 동안 16개의 우편 폭탄으로
3명이 죽고 수십 명이 다쳤는데

이놈이 누구고 왜 이러는지
아직 쥐뿔도 모른다

이놈을 유나바머라
부르는 이유는 타겟이

대학과 항공사였기 때문이다

대학의 "UN", 항공사의 "A"
"UNABOM"(유나밤)

스스로 "자유동맹"의 약자인
"FC"라고 부르고

모든 편지에 그렇게 서명한다

폭탄도 마찬가지다

17년 간 모든 폭탄에
FC라고 서명했다

변태 새끼지

1978년 북서부,
79년에 또 한 번

79년 11월엔 아메리칸항공
444편이 추락할 뻔했다

항공 우편으로 부친 폭탄을
고도계로 기폭시켰고

승객 22명이 다쳤다

1980년, 유나이티드항공
회장 얼굴이 날아갔다

81년, 82년 대학교...

전산과 교수, 공학 교수

밴더빌트에선 상사에게 온
소포를 뜯은 불쌍한 비서

82년, 85년, 85년 대학교,
85년 보잉사...

85년, 87년에
컴퓨터 가게 두 곳

그중 두 번째 건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그리고 첫 목격자가 나왔다

 

지금은 유명한 몽타주지

그 뒤로 6년 간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서 이놈이 죽었거나
결국 애인이 생겼나 했는데

 

다시 돌아왔다

캘리포니아대학 엡스타인 교수,
예일대학 겔런터 교수

그 사이에 폭탄 만드는
솜씨가 더 정교해졌더군

엑슨발데즈 홍보이사 모서

그리고 바로 지난 주에
새크라멘토의 길 머레이

시체 수습에
자루 3개가 필요했다

 

왜 이들을 골랐을까?
왜 지금?

전혀 모른다

법의학 단서는 뭐가 있습니까?

법의학 단서는
없다고 보면 된다

DNA 없음, 지문 없음

그래도 발견한 게 있는데

특정 판본의 인명사전에서
주소를 찾은 걸 알아내

전국 도서관 사서를 만나봤는데

나온 게 없다

고철로 폭탄을 만들어서
전국의 쓰레기장을 뒤졌는데

나온 게 없다

하지만 언젠간 실수할 거고
벌써 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계속 타자기로
편지를 써 보냈는데

뉴욕 타임스로 이게 오기 전엔
건질 게 하나도 없었고

이것도 내용은 별 거 없다

근데 법의학팀이 여기서
뭔가를 찾아냈다

"네이선 R에게 연락"

포스트잇에 쓴 글씨가
눌린 것으로 보인다

이게 사실상 첫 단서다

FBI 요원들이 전국의
네이선 R 아무개를 만나러 다녔고

다음엔 가운데 이름이
"R"인 네이선들을 만났다

전국에 네이선 R이 1만 명이었죠

이상이다

좋은 하루 되길

기사에게 팁 주는 거 잊지 말고

 

별로 건질 게 없군요

넵

그래서 우릴 부른 거군요
아예 처음부터 시작해야겠어요

책임이 막중하군요

기대되지 않아요?

글쎄요

이리 와요
지부장님이 부르시니까

 

안녕하십니까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연수원에서 두 분이 해결한
사건들을 배웠습니다

러시아 강 살인마, 하트포드 납치...

다른 분이 맡았다면
동반 자살로 결론 났을 겁니다

콜 선배님도 오하이오 함정수사,
도끼 살인마...

여기 서 있는 게 믿지지 않네요

두 분에게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이 친구 벌써 마음에 드는군

그래 피츠, 제넬리에게 최고를
보내라고 해서 온 게 자네야

환영하네

이걸 가지고 작업하면 될 걸세

 

IQ 낮음, 전직 항공사 기계공,
저학력, 고등학교 중퇴 혹은 이하,

예상 출신지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혹은 신시내티

현 거주지 샌프란시스코 연안 지역

 

이게 뭔가요?

현재 프로파일이지
내 나름대로 간추린 거야

 

나머진 어딨습니까?

그게 자네가 여기 온 이유네

거기다 살을 붙여

자넷 레노 법무장관님께 바로
드릴 수 있게 15쪽으로 만들어 와

실망시키지 말게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근데 배웠던 거랑 좀 다르네요

보통 프로파일은 저거보다
과학적이고, 길이도 긴데...

현실에 온 걸 환영하네

연수원이랑 많이 다를 거야

콜 요원 말은 그 요약본이
10년 간 노력의 결과란 걸세

토대가 확실한 거니까
거기서 바꾸지 말게

그 발기 얘기 말고는

 

발기요?

놈이 나무(wood, 발기의 속어)에
집착한다는 가설이 있어

발기 부전일지도 모르지

피해자 중에 모서(Mosser)가 있고
이끼(moss)도 식물이니까...

프로파일에 그것도 넣게

언론에서 아주 좋아할 거야

말을 적당히 잘 꾸미게

"생식 기관의 연성 경향"

이런 식으로 말야
너무 조잡하지 않게

 

뭔가 해보겠습니다

 

팀원은 더 없습니까?

자네 혼자일세, 피츠

잘 해내리라 믿네

좋아

15쪽, 말끔히, 오타 없고, 발기,
그럴 듯하고 있어 보이게

몇 주 안에 끝내고
집에 가는 거야

영웅담이 듣고 싶으면
내일 맥주나 한 잔 하자고

다 같이 어디 가기로 했는데
자네도 맘에 들 거야

- 물론이죠
- 그래

 

이해가 안 돼요

뜬금없이 발기라니

 

범인이 발기 부전이라 쓰라네요

 

남자들은 왜들 거기에 집착하는지

당신이 한번 써봐요
오늘 CNN 특보로 나올 테니까

 

말도 안 돼

 

이 프로파일은 쓰레기야

 

안 되겠어요
처음부터 시작합시다

아예 갈아엎자고요?
전 모르겠네요

"신시내티 출신 기계공"은
오래 전부터 기정사실이었어요

이유가 있겠죠

들어봐요

 

프로파일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게 뭐죠?

관습적인 가정이에요

기존의 선입견은 다 버려야 해요

우리가 범인에 대해 아는 건
증거가 말해주는 것뿐이에요

만약 항공사 직원이 아니라면
신시내티 출신이라는 근거가 뭐죠?

대학을 표적으로 삼은 게
사회 부적응자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익숙한 환경이기 때문일까요?

그리고 이거 봐요

고학력자를 비난한 게
자기 가방끈이 짧아설까요?

아니면 실은 똑똑하고
학위도 많은데

우리가 이걸 보고
속길 바라는 걸까요?

 

전... 우와

 

그러게요

 

모르겠네요

바로 그거예요

우리도 몰라요

 

아무것도 모르죠

 

근데 이 프로파일을 보면
이거대로만 생각하게 돼요

 

그러니 처음부터 해봅시다

일단 필요한 걸 정리해보죠

 

좋았어!

[추가 지원 요청서]
수사관 2명, 기록원 1명, 사무원 1명...

아무래도 처음부터 해야겠습니다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들겠지만

장관님도 보시고, 언론에 나가고
지부장님 이름도 들어가는데

제대로 해야지 않겠습니까

자네 프로파일 얼마나 만들어봤나?

교실에서 한 거 말고

이게 처음입니다

그럴 줄 알았네
내가 설명해주지

자네 임무는 애커먼 지부장님
지시에 따르는 거야

지시를 주셨으니, 가서 이행하게

죄송하지만, 전 그저 제대로
일할 기회를 달라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이 프로파일은
수사에 방해만 될 겁니다

 

이봐,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이는 법이야

자넨 프로파일러니까
프로파일이 범인을 잡는 줄 알지

제넬리 같은 전산쟁이는
컴퓨터가 그렇다고 생각해

5년 동안 유나바머가 보낸
우표만 보는 친구도 있네

그 친구에겐 1달러짜리
우표 하나가 사건의 열쇠야

한번 그쪽으로 파보라고
맡기긴 했네

혹시 모르는 거니까

 

하지만 내가 지시를 내리면

 

지시에 따르게

 

전 우표 담당이 아니라
프로파일러입니다

그 친구도 자기가
우표 담당이라 생각 안 해

 

자, 내가 보여주지

 

이게 뭔지 아나?

이게 전부 유나바머 프로파일이야

그놈이 어디 사는 줄 아나?

좋아

 

아내와 애들은 절대
안 들여보내는 방이 있는 집

 

혹은 모친과 동거...
영화 사이코처럼 말야

 

이게 걸작이지

전설적인 존 더글라스의
20쪽짜리 보고서인데

결론은 그놈 차 방향제가
소나무 향이란 거야

 

날고 긴다는 프로파일러들이
하나같이 처음부터 하겠다고는

죄다 완전히 다른 말만 하지

그러니 내가 자네 직업을
못 미더워해도 양해해주게

지부장님이 나에게 맡긴 일은
수사를 집중해서 밀고나가란 거야

지겨운 제자리 걸음을
이제 멈출 때가 됐어

모순되는 100가지 프로파일보단

확실한 법의학 증거가
받쳐주는 하나로 갈 거고

그게 자네에게 준 프로파일이야

유나바머를 잡는 방법은 하나야
다른 범인이랑 똑같지

법의학

단순 명확하지

자네가 6개월 동안 누구보다 정확한
프로파일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우리가 찾는 건 그게 아냐

우리가 찾는 건 15쪽에
오타 없는 발기 보고서고

다음 주에 언론에 나갈 거야

자네가 똑똑한 거 알아
정말이야

무슨 숨은 글씨
찾은 얘기 다 들었어

다 좋으니까, 그놈 편지에서
발기나 찾아오라고

알겠나?

지금 자네가 해야 할 건

복종이야

 

알겠지?

 

1997년, 스탠포드 대학

화요일엔 지역 방언과
규범주의에 대해 배워보죠

다음 주에 봐요

 

나탈리

 

미안, 이렇게
갑자기 오는 게 아닌데

갈 데가 없었어

 

어떻게 된 거야?

 

어디 갔던 거야?

 

그동안 어딨었어?

찾으려고 노력했어

직장이랑 집에 연락해보고

부인한테도 얘기했어
모두 다...

유나바머 사건은 끝났어

이미 2년 전 일이야

아직 끝나지 않았어
도움이 필요해

당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야

 

얘들아, 손님 오셨다!

이름이 뭐야?

윈스턴과 재스퍼

 

얼마 뒤에 논문 심사가 있어서
오늘 밤에도 일해야 돼

 

난 얘들 밥부터 줘야겠다

당신은... 샤워나 하지 그래?

잠은 소파에서 자

이리 와!

 

나보고 카진스키를 심문하래

유죄 인정을 받으려면
내가 필요해

 

아무래도...

 

놈을 만나서 대답을 들어야겠어

당신은 이미 답을 알아

그가 유나바머인 걸 증명했잖아

나를 위한 답이 필요해

내게 벌어진 일을 이해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면

그 질문의 답이 카진스키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당신 생각은 어때?

당신이 원한 거야

 

당신이 그를 원했어

 

내심 스스로 원한 거지

그게 답이야

 

나에겐 그게 유일하게
말이 되는 설명이야

당신이 다른 누구,
무엇보다 그를 원했어

 

내가 왜 그러겠어?

대체 누가 그런 걸 원해?

 

1995년, 샌프란시스코

네이선 R 1만 명을 만나 놓고
프로파일링이 자원 낭비라니

이게 말이나 돼요?

우린 기계의 톱니바퀴에요

받아들여요, 형씨

 

아, 저기 계시군!

우리 정신과 박사님이
서민들과 어울리시네

 

- 어디가요, 형씨?
- 새크라멘토에 일하러요

 

그들은 당신이 복종하길 바란다

그들이 양인 것처럼
당신도 양이기를 바란다

의문 없이 복종하는 기계 부품

앉으랄 때 앉고
일어서랄 때 일어서는

당신의 인간성과 자율성을
포기하는 대가로

급여와 훈장, 더 큰 TV를 준다

 

인간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자유를 얻는 것,
반항하는 것이다

그들은 당신을 짓누르려 할 것이다

그들이 갖을 수를 써서
당신을 복종시키고

길들이고, 굴종시키려 해도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무슨 대가를 치르든
스스로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목적 없이 기계로 사는 것보다
인간으로 죽는 게 낫다

 

넌 한 주 전에 우편을 부쳤어

 

길

 

소포 왔어요

 

넌 여기 오고 싶었어

 

넌 여기 와서

 

만지고, 맛보고 싶었지

 

하지만 올 수 없었어

올 수 없었지

 

피해자 중 누구에게도

 

다른 연쇄 살인마는 아닌데
왜 너만 그랬을까?

 

직접 보지도 않고

듣지도 맛보지도 않고

 

피해자의 시체는 보지도 않았지

 

그를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니까

 

피해자 개인에
관한 게 아니었던 거야

 

그들은 단순히 피해자가 아니야

 

상징이지

 

메시지를 보내려 한 거야

 

그래서 우편을 수단으로 택한 거지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숨겨진 메시지

 

이게 뭘 상징하는 걸까?

이게 무슨 의미일까?

 

우리에게 하려는 말이 뭐야?

 

나에게 하려는 말이 뭐야?

 

"아빠 저예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나한테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이 프로파일은 범인이 신시내티
유나이티드항공에서 해고된

기계공이라 전적으로 가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원한을 품고
아메리카항공 444편과

유나이티드 회장
퍼시 우드를 노렸단 거죠

그렇네

하지만 우편 폭탄을 생각해보세요

현장을 듣지도, 보지도
가보지도 못하죠

시체도 볼 수 없어요

복수심을 충족할 수 없어요

그래도 테러를 계속했죠

왜일까요?

개인적인 원한이 아니라
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에요

길 머레이도 무언가의 상징이고

범인에겐 모든 피해자가 상징이에요

피해자 분석은 수도 없이 했어

피해자는 완전히 무작위고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네

그렇군요

그럼 추적도 못할 정도로
정교한 폭탄을 개발해놓고

전화번호부에서 번호를
무작위로 골라 보낸다고요?

 

저는 "아빠 저예요"가 단지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항공, 과학, 컴퓨터, 벌목 관련 종사자를
노린 것도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연으로 보이는 건 우리가
공통점을 찾지 못해섭니다

우리는 범인의 생각을 모릅니다

모르는 이유는 놈을 저학력의 빡친
항공사 기계공으로 상정했기 때문인데

사실은 놈이 처음부터
우릴 가지고 논 겁니다

놈이 훈련된 항공사 기계공이란
확실한 법의학 증거가 있네

이거 봐

 

배터리를 철망 안에 직렬 연결했지
항공기 전력 공급원처럼

놈은 알루미늄 주조 가공 전문가고

놈이 만든 스위치를 보게
747기 꼬리 지지대랑 똑같지

그게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놈이
항공사 기계공이라 가정했기 때문이죠

객관적으로 보면 그냥
스위치일 뿐입니다

 

17년 동안 못 잡은 이유가 범인을 너무
얕잡아봤기 때문이란 생각 안 드십니까?

이건 엄청난 지적 활동의 산물입니다

범인의 모든 행동 이면에는
그만의 심오한 철학이 있어요

놈의 철학을 알면, 그게 누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거론 안 됩니다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피츠, 이 친구야

 

마음이 미어지는구만

 

자네는 세계급 오케스트라의 일원이야

많은 악기와
많은 연주자가 있지

그 모든 사람 중에 자네를
지목해서 솔로 연주를 시켰어

일어나서 혼을 다해 연주하라고

전 세계가 자네 연주를 들을 수 있게

 

하지만 그러려면 내가 준
악보를 연주해야 돼

아무리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도

나머지 오케스트라 단원과
화음을 맞추지 못하면

 

집에 보낼 수밖에 없네

 

"산업 사회와..."

 

대체 어딨었어요?
안 내려가고 뭐해요?

제넬리한테 못 들었어요?

집에 돌아갈 겁니다
이딴 짓은 못 해먹겠어요

빨리 법의학실에 가봐요

"저자: FC"

 

범인이 자기 철학을
메시지로 보내려 한댔지?

자네 말이 맞았네

 

뉴욕 타임스에서 연락이 왔어

소포를 받았다고

또 폭탄인가요?

아니야 이번엔

 

"유나바머 선언"이라고 부르고 있네

 

이번 일 망치면 죽을 줄 알아

 

"산업 사회와 그 미래"
저자: FC

 

세계에서 제일 귀신같은 범죄자가
56쪽짜리 선언을 보내왔어요

양대 신문사에 모두
보낼 만큼 중요한 건데

실험실에서 딱 5분만
읽게 해주세요

보호복 입고 어깨 너머로
5분만 볼게요

여긴 체계와 절차란 게 있어

절차의 첫 단계는
완벽한 법의학 분석으로

철저히, 성급하지 않게
방해꾼 없이 진행해야 돼

압니다만, 사건의 돌파구고
언어 분석이 저의 일 아닙니까?

자네 일은 기다리다가
지시에 따르는 거야

종이에서 지문이 나오면
그게 사건의 돌파구지

또 다른 "네이선 R"이나
머리카락 하나가 훨씬 가치 있어

저런 헛소리를 읽고
알아낼 거보다는 말야

저번에 "아빠 저예요"
찾긴 하지 않았나

아, 그럼 사건 종결이네요

일단 법의학 분석을 기다려

한 달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그동안 진짜 경찰 수사가
어떤 건지 궁금하면

들어오게

 

형씨, 이것 좀 봐요

아주 쥑이니까

- 시작하게
- 서부 해안 전체 우편망을 분석해

유나바머의 편지와 소포가 밟은
모든 경로를 추적했습니다

우체통에 넣는 순간부터
집하, 분류, 배송될 때까지요

그리고 거기서 두 군데의
집결점을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유나바머가 이 지역에서
우편을 부치면 95% 확률로...

"아빠 저예요"는 범인이
언어유희와 퍼즐을 즐긴단 거고

 

그는 자기가 남들보다 똑똑하고
우릴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인 게, 지금까지 여러분
모두 몰랐고, 그를 과소평가했죠

그는 대화에서 문제가 있고
그래서 암호를 사용합니다

 

아버지 관련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편지 한 쪽에서
이걸 다 알아냈는데

56쪽짜리 선언은
어떨지 상상해보세요

"USUCK" (멍청이들아)

 

그래, 이래야 내 파트너답지

법의학 분석이 끝나면
그때 읽게 해주겠네

잘 가게

 

당신은 스스로 자신이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이 당신과 당신의 기술,
당신의 기계에 복종한다 생각하지만

당신의 차와 전화기가 없으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모든 비행기가 멈추면?

 

10년 전에 컴퓨터는
비싼 장난감이었다

오늘날 컴퓨터가 없다면
우리 문명은 붕괴될 것이다

 

당신은 암흑의 공포 속에
살게 될 것이다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고
차가 멈추고, 전화가 울리지 않는

그래서 당신은 자신의 삶과
사회의 모든 것을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구성한다

 

모든 것이 당신이 아니라
그들의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들이 울리면
당신은 움직이고

그들이 울리면
당신은 응답한다

이제 스스로 물어보라

누가 정말로 지배하고 있는가?

당신인가, 그들인가?

 

제가 유나바머가 보낸
편지를 뜯었어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서 일하고
이걸 만진 건 당신뿐이죠?

전 그냥 편집국 인턴이에요

편지를 뜯어서 편집자에게
전해주는 게 다에요

제가 죽을 수도 있었어요

폭발할 수도 있었다구요

그치만 안 터졌고
남들도 죽을 수 있었으니까

행운인 줄 알고
입 닥쳐

- 무슨 내용인가?
- 준비 되셨죠? 심각합니다

"경고한다 - FBI가
유나바머라 부르는 테러집단 FC가

앞으로 6일 내에 LA 국제공항에서
여객기 한 대를 폭파시킬 계획이다

이 편지의 발신자가
FC에 관해 안다는 증거로

그들의 식별번호
첫 두 자리는 55이다"

이 번호가 맞습니까?

타임스에 온 소포의
번호가 몇입니까?

 

FC가 타임스에 보낸 편지의
인증번호가 뭔가?

 

553254394

 

그놈 맞아

트리샤, 프리 국장님 연결하고
LA 경찰, 연방항공국, 법무장관실에

대량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확실히 알려

샌프란시스코 지역 일간지에
여객기 테러 위협 편지가...

유나바머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확실하다고 합니다

연방 수사국은 발신자가
우편 폭탄 테러리스트...

유나바머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LA에서 출발하는
여객기가 표적이라 위협했습니다

프레더릭 벤자민 아이작 우드,
F.B.I. 우드

네, 하지만 그건
연료가 빈 비행기였고

연료가 가득찬 비행기가
폭발 범위 내에 있다면 말입니다

747기가 출발할 때
연료가 얼마나 들어있죠?

폭발물 감지기는
어떻게 되고 있나?

 

아니, 휴대용 말이야

비행기가 공항 건물 안에
들어올 수는 없잖나

빌어먹을

활주로에서 해야 한다고

비행기마다 돌아다니면서

이런 멍청한 놈

루카스, 펜 좀 빌려줘

고마워

2-1-3

 

이제 읽어 보시오

 

이게 뭡니까?

법의학 보고서요

300쪽인데 결론은
찾은 게 없단 거요

보고서 말고 문서요
선언문은 어딨습니까?

저깄소

- 아무도 안 가져갔소
- 뭐라고요?

무슨 문서를 말씀하시는데
저한테는 없습니다

 

잠시만요

 

17년 동안 유나바머는 폭탄으로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 했는데

이제 그걸 우리 눈앞에
들이밀고 있습니다

근데 그걸 읽어볼
시간도 없다고요?

지금 대규모 공항 폐쇄 상황이야

3쪽 요약본이나 만들어와
깔끔하게, 오타 없이

그럼 읽어보지

예, 알겠습니다

아직 30% 정도지만, 주요 데이터는
입력되어 있고 검색도 가능합니다

 

국세청, 우편공사...

사회보장 제도는?

 

결과 일치

 

FC의 인증번호가 꼭
사회보장 번호처럼 생기지 않았나

그래서 검색해봤더니
결과가 나온 거야

앨런 믹스라는 이름의
40세 백인 남성인데

그래서 우편공사
데이터를 검색해봤더니

믹스가 지난 30년 간
어디 살았는지 보게

오크랜드, 샌프란시스코,
솔트레이크시티, 새크라멘토

전부 유나바머 범행과
관련된 핵심 지역이군요

지금 어딨습니까?

벌써 구속했네

바로 여기서 체포했지

어딘지 알겠나?

렌테크...
휴 스크루톤이 사망한 곳이죠

유나바머의 첫 번째 살인현장

범행 장소에 돌아온 거지

지금 심문 준비를 하고 있네

이놈이 유나바머가 맞는지
알아야겠어

여기서 뭘 찾고 있었을까?

 

왜 돌아온 거야?
왜 이 장소에?

컴퓨터 대여점

컴퓨터, 기술...

이게 너에게
상징하는 게 뭐지?

 

넌 아침 일찍 나왔어
아무도 없을 줄 알았지

10초, 20초면
충분했을 거야

 

하지만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결국 유나바머도 인간이었던 거지

 

사상이 아닌 인간...
그래서 겁을 먹은 거야

그래서 6년 동안
범행을 멈췄던 거고

휴?

 

필리스, 피닉스 게임샵에서
받은 영수증 있어요?

문 열기 전에
처리하려고요

필리스?

화장실에 있어요?

 

마침내 성공해서
기분은 좋았겠지만 말야

 

범행을 되새기면서
음미하고 있었던 거야

85년에는 목격자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거군요

 

심문 준비 됐습니다!

어서 가봅시다

진짜 그놈일지도 몰라

 

"PURE WOOD" (순수 나무)
내가 뭐랬나, 피츠?

저놈이 유나바머야

"T-H-E-N"
(THAN의 오타)

"THICKER THEN WATER"
(물보다 진하다)

범인이 아닙니다

단순 오타잖나
그게 뭐?

술에 취해서
문신 하다보면...

지금까지 편지에서
오타는 한 글자도 없었어요

이 자가 "산업 사회와 그 미래"라는
제목의 글을 썼을 것처럼 보입니까?

내 눈엔 그렇게 보이네만

 

- 참말로 누구 죽일 생각 없습니다
- 이봐, 나도 믿고 싶지만...

- LAX 사태를 막는 것만 도와주면...
- LAX가 뭐신데요? (LA 국제공항)

- 자꾸 이러면 앞으로 자네 인생은...
- 전 이미 악몽 속에 살고 있습니다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하고요

이미 사회에 대가를 치렀습니다

 

잠깐, 뭐라고?

아이오와 주립 교도소에서 8년이요

전 새로운 사람이 되었고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다시는 음주운전을 안 했어요
맹세할 수 있습니다

 

믹스는 유나바머 활동 기간
절반 동안 감옥에 있었는데

왜 그게 내 파일에 없나?

캘리포니아나 주든 연방이든
모든 자료를 끌어다 썼습니다

시스템에 아이오와 교정당국
기록은 없다는 겁니까?

 

- 전에도 찍지 않았습니까?
- 서류상 필요한 거요

 

여깄소

 

"PURE WOOD"가 뭐죠?

순수 백인이란 뜻이오
(남부 백인 하층민 속어)

이 몸에 잡종 피는 안 흐릅니다

그렇군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 그거죠?

뭐보다 진하다고요?

물보다 진하다고요

"무울"?
(wudder: 필라델피아 사투리)

어느 촌구석 출신이오?

누가 그렇게 말한 답니까?
다들 들리쇼? 무울?

시상에

 

피츠, 가자고

 

유나바머가 편지를 보내온 뒤로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습니다

 

- 알아낸 거 있어요?
- 뉴욕 타임스 1번으로 연결해

이미 물 건너 갔어요

방금 들으셨어요?

 

피츠가 말하는 거요

무울?

 

태비, 좀 봐주라고

- 필라델피아 출신였어요?
- 피츠, 회의실로 와

진짜 "무울"이라고 하는군요

물, 물

"무울"도 좋아요
그것도 당신의 일부니까

말 한 마디 듣고
내가 누군지 판단해요?

정말로 화난 거예요?

뭐가 문젠데요?

말 한 마디 잘못했다고

필라델피아 길거리 경찰
출신으로 못박는군요

피츠, 당장!

 

형씨, 진짜 이러기에요?

 

새로운 유나바머 편지가
타임스에 도착했습니다

- 뭐라고?
- 뉴욕에서 팩스로 받고 있어요

맙소사!
그렉, 가봐야겠네

 

3쪽을 보십시오

 

이 자식 우릴
가지고 노는 건가?

"대중의 기억력은 짧기 때문에

우리가 누군지 기억하라고
마지막 '장난'을 쳐봤다

실제로 여객기에는 폭탄을
설치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최근에는"은 괄호 안입니다

- 장난이라고
- 예, 마지막 장난이랍니다

유나바머가 확실한가?

 

인증번호가 있습니다

유나바머가 분명합니다

공항을 열어도 될 것 같습니다

이게 우릴 방심하게
만들려는 수작이라면?

비행기에 폭탄을 설치해놓고
이륙하길 기다렸다가 터뜨리면?

연쇄 테러범 말만 믿고
대규모 참사를 감수할 순 없네

솔직히, 이 선언 자체가
미끼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는 기껏해야 검정고치 출신
항공사 기계공 나부랭입니다

이놈이 어디서 남의 글 베껴다가

우릴 멀리 유인해 현실의 단서에서
한눈팔게 하려는 수작인지 어떻게 압니까

법의학 말입니다

지부장님,
이제 법의학 분석이 끝났으니

모든 수사관이
선언문을 필히 읽도록...

그만하게

유나바머가 공중의 비행기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했어

나는 상원의원 4명과 장관님께
어느 걸 믿어야 할지 보고해야 돼

민간인 수백 명을 죽이겠단 편지랑

그게 단지 장난이었단 편지 중에 말야

그러니 다른 건 필요없고

이걸 읽고 LA공항을
개장해도 좋을지 결정할 거야

내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수백 명이 하늘에서
산산조각 나는 거야

그에 관한 프로파일이 아니면
지금은 아무 의미 없어

사람 목숨이 달렸다고

알겠나?

좋아, 알아낸 거 있나?

 

이 부분 읽어봤어요?
들어봐요

"현대 사회에서, 당신에게
요구되는 것은 오직 복종이다"

콜 선배 말이랑
비슷하지 않아요?

선언문은 나중에 봐요
일단 사람이 급해요

폭탄 테러와 장난

어느 쪽이 진실일까요?

 

그걸 무슨 수로 알아요?

 

1997년
앨러미다 카운티

 

피츠, 당신이 하려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2년 전에
시간된 게 아니야

사건과 함께
시작된 게 아니라고

유나바머 훨씬 이전부터
무언가 있었던 거야

 

나도 알아

 

언제부터 이렇게
무력해졌는지 모르겠어

그런 건 누구나 느껴

모두가 그러는데
우린 뭘하고 있지?

아무것도 안 하지

 

그걸 즐기는 거야
속박되고 억눌린 상태를

자유가 예속보다 훨씬 두려운 거지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없어

그게 삶이야
받아들이고 살아야지

그건 삶이 아냐
사는 게 아냐

몽유병 같은 거지

 

TV를 보고, 쓰레기를 먹고

직장에 가서 남을 위해
일하는 물건이 되지

그런데 아무도 그에 관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

테드를 제외하고는

피츠, 하지만 그는 유나바머야

 

악인이라고

 

여기 세워줘

 

괜찮겠어?

모르겠어

 

저기 들어가서
그를 만나야 해

 

가봐

 

1995년
샌프란시스코

 

비행기에 폭탄이 있는거냐, FC?
아니면 장난이냐?

 

내 상사는 깔끔하고
오타 없는 보고서를 원하는데

 

이걸 보면 좋아하지 않겠어, FC

 

과잉 용접

 

이게 원본 편지예요

보세요
눌린 자국 투성이죠

실수를 그냥 고친 게 아니라
완전히 지웠어요

프로파일러는
서명과 범행수법을 구분해요

범행수법은 범행에 필요하지만
수명은 부가적인 거죠

거기서 심리, 성격을 알 수 있어요

편지를 고치는 방법 같은 거군요

맞아요

근데 렉테크 폭탄의
법의학 보고서를 보니

"과잉 용접"이 언급돼 있더군요

명백히 그의 서명입니다

어떻게 알죠?

 

걱정 마세요
가짜니까

그치만 범행에 사용된
폭탄의 정확한 모형입니다

당신이 만들었어요?

 

당신 뭐가 문제요?

 

당신이 유나바머 아닌 거 확실해요?

 

이게 다 법의학 증거인가요?

네

저랑 몇 명이 만든 겁니다

위에선 시간 낭비라고 했지만

하면서 많은 걸 알아냈죠

모든 폭탄의 가장 견고한 부품에
"FC"라고 새겨뒀습니다

폭발 후에도 남아 있을 것이
확실한 부품에 말이죠

자기가 했단 걸 우리에게
알리기 위한 거군요

과잉 용접처럼요

모든 접합부를 감추듯
용접으로 뒤덮고는

에폭시 한 겹을 더 입혀
아무도 못 보게 했죠

필요하지도 않은 걸
잔뜩 발라놨어요

범행수법이 아닌
서명이에요

 

아무에게도 빈틈을
보이고 싶지 않은 거군요

 

이름이 뭐랬죠?

어니 에스포시토

 

고마워요, 어니

 

LA 공항 사태에 관한
제 분석입니다

깔끔하고, 오타 없게
잘 꾸며 썼습니다

법무장관님이 보시면
좋아하실 겁니다

결론이 뭔가?

 

제가 보기엔 장난입니다

LA 공항에 폭탄은 없습니다

FC는 자신의 명성과
신용을 의식합니다

실수를 부끄러워하고
흔적을 지우려 하죠

우리가 보지 못하게
폭탄의 모든 접합부를 숨깁니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강박이 있어요

지적이고, 논리적이고
우월해 보이길 원합니다

하지만 실은 자신의 결점이 보일까
두려워하는 불안정한 자아상이죠

폭탄 테러 위협은
권력욕에 의한 겁니다

범인은 우릴 괴롭히면서 즐기지만
가장 중요히 여기는 건 명예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언론을 통해 이렇게
자길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겁니다

"이 자는 실없는 거짓말쟁이에
피에 굵주린 정신병자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무슨 말이든 할 것이다"

 

제 의견일 뿐이지만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물증도 있고요
이게 제 결론입니다

 

이 친구 솔직한 건 알아줘야겠군
그게 좋든 나쁘든 말야

 

좋아, 읽어보고
상부에 보고하겠네

 

수고했네

장관님한테 올려야 하니까
대기하고 있게

 

내 말만 잘 들으면
영웅 대접 받을 될 수 있어

약간의 복종
그거면 돼

FC도 비슷한 얘길 하던데요

 

그것도 3쪽 요약에 추가하게나

유나바머의 리더십 특강

 

이제 시작해보죠

 

그는 현대 사회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56쪽에 설명하고

"산업 사회와 그 미래"라는
제목을 붙였어요

우리는 "선언"이라고
부르고 있죠

그는 폭탄을 매개로
자기 주장을 하려고 해요

그 메시지가 뭘까요?

기술 좆까라?

그렇죠, 기술 좆까라

그리고 우린 완전히 좆됐다

 

유나바머는 이제
자기 생각의 문을 열었고

우린 그걸 들여다봐야 해요

 

첫 문장

"산업 혁명과 그 결과는
인류에게 재앙이었다

기술은 목적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동차의 발명으로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지만

그 결과 자동차의 소유는
사실상 의무가 됐죠

자유를 얻은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강요받는거군요

현대 사회의 모든 도시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설계돼서

차가 없으면 장도 못 보죠
강제나 마찬가지에요

TV도 무해해 보이지만
사방에 달린 CCTV는

이제 우리를 감시하는
도구가 되고 있어요

급해도 빨리 가면 안 되고

여유를 즐기고 싶어도
천천히 가면 안 되죠

처음엔 우리가
기술을 지배했지만

이제 우리가
기술의 노예가 됐네요

 

"인간은 기계적 생산품 혹은
사회의 톱니바퀴로 영원히 격하되어

존엄과 자율과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다

유일한 선택지는 복종이다

[1997년, 앨러미다 연방 교도소]
우리는 철창 안의 쥐가 되어

[1997년, 앨러미다 연방 교도소]
덧없는 치즈를 좇아 미로를 헤맨다

지위, 승진, 돈을 추구하고

더 비싼 차, 더 큰 집,
더 많은 TV를 원하며

환락에 취하고, 순응할 때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것이다

더 이상 자유를 원치 않거나

순응이 불가능해
정신병동에 입원하거나

 

감옥에 갇힐 때까지"

 

유일한 대안, 유일한 희망,
자유를 얻을 유일한 방법은

 

이 사회를
파괴하는 것이다

 

준비 됐습니다

 

카진스키, 준비 됐나

 

테드, 변호사로서
재고했으면 좋겠어요

피츠제랄드와 단 둘이
들어가지 말아요

사형까지 받을 수 있는 피고인이
자신을 체포한 수사관과

변호인도 없이 대화하는 건
지극히 무모해요

 

너무 위험한 행동이에요

굳이 감수할 이유가 없어요

제가 같이 들어갈게요

옆에서 말없이 지켜보다가
필요할 때만 개입할게요

 

계속 옆방에 있을 거니까

그만하고 싶으면 말해요, 알겠죠?

 

놈에게 유죄 인정을 받아내야 해

이게 우리 유일한 희망이야

자네가 우리 유일한 희망이야

 

알겠어요

 

단둘이 얘기 좀 하겠소

 

우린 카진스키가
유나바머인 걸 알지만

재판에 부칠 순 없어

이건 너무 복잡한 사건이야

배심원단에 넘기는 건
너무 큰 도박이야

지금은 위험하고 불확실한 시기네

웨이코 참사나
O.J. 심슨 사례를 봐

메넨데즈 형제도
배심원을 가지고 놀았어

놈의 IQ는 168이야

IQ 168이라고

재판에 부쳐지면
무죄가 나올지도 몰라

석방되면 잠적할 거고

그럼 다시 테러를 시작하겠지

다신 잡히지 않을 거고

그런 일을 막으려면
유죄 인정을 받아야 돼

 

피츠, 잘 듣게

 

카진스키가 자넬 부른 건
자신과 같은 과라고 생각해서야

거기 장단을 맞춰주라고

인정받고, 이해받고, 공감받는
느낌을 주고 유대를 형성해

그치만 거리를 유지하고
너무 많은 걸 주면 안 돼

자네가 그를 아는 만큼
그도 자네를 잘 알아

계속 자네를 탐색하며
약점을 찾으려고 할 거야

이용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대화하면서 유대를 쌓고

유죄 인정을 이끌어내

 

자넨 그를 돕는 거야
사형대에서 구하는 거라고

자넨 그의 유일한 친구야

그러니 부드럽게 해
도발하지 말고, 알겠나?

 

가서 잡아 와

 

준비 됐습니다

 

피츠제랄드 요원?

 

마침내 이렇게 만나
정말 반갑군요

 

1995년, 샌프란시스코

당신은 언제가 편해?

직장에 휴가 낸다고 말했고
애들은 엄마가 봐주시실 거야

 

언젠지만 알려줘

이제 취소도 못해

좋아, 잘됐네

 

혼잣말 하기 싫으니까
나중에 다시 걸게

아냐, 아냐
듣고 있어

 

단지... 그러니까...

 

무슨 일 있어?

 

내가 나중에 다시 걸게

 

알겠어, 잘 자

 

오늘 한겁니다

피츠, 빨리 와보게

 

연방항공국 보고서와
LA 경찰 및 공항 브리핑

애커먼 지부장이 보낸 자료를 토대로 판단할 때

LA 국제공항을 다시
열어도 좋다는 판단입니다

- 어떻습니까, 빌?
- 연방항공국도 동의합니다

FBI 국장 프리입니다

저도 동의하고
관제탑에 청신호를 보내겠습니다

여긴 관제탑, 청신호 확인
활주로를 재개장한다

첫 번째 비행기가 곧 이륙한다

관제탑,
애커먼 지부장이다

교신 유지를 부탁한다

알겠다

[음소거]

아메리카항공 444편을
퍼뜨릴 뻔한 폭탄은

고도계로 작동하여
20,000피트에서 터졌습니다

 

아메리카 7 이륙했다

 

유나이티드 743 이륙했다

 

TWA 199 이륙했다

 

여긴 아메리카 7,
현재 고도 15,000피트

20,000피트로 상승한다

Uniform 7 확인

10,000피트로 상승한다

 

여긴 KLM 206, 상승 중이다

 

KLM 206,
순항고도에 올랐다, 이상

순항고도 접근 중

여긴 아메리카 7

현재 고도 25,000피트
순항고도에 도달

순항고도에 접근한다, 이상

 

모두 이상없다
들리는가?

알겠다, 이상

신이여 감사합니다

 

- 자네 판단이 옳았어
- 판단하지 말았어야 됐습니다

그 많은 사람의 목숨을
편지 몇 장에 내맡기다니

옳은 판단이었네

 

정말 그 선언에서
얻을 게 있다고 생각하나?

가치 있는 정보를?

네, 그렇습니다

좋아, 자네가 원하면
사무실과 팀을 내주겠네

 

이제 선언문도
읽어보시는 게 어떱니까?

 

그래, 우리 모두 읽지

솔직히 좀 보려고 했는데

정말이야

근데 각주 하며
삭막한 문체 하며

누가 글을 이렇게 쓰나?

 

누가 글을 이렇게 쓰나...

 

피츠?

 

누가 글을 이렇게 쓰나...

 

제가 "물"이라고 하면
나의 모든 걸 알 수 있죠

간단한 단어 하나
다르게 발음한 것만 보고

필라델피아 노동계급 토박이고
데이브 슐츠 팬인 걸 알 수 있어요

당신이 "형씨"라고 하면
(bruh: 샌프란시스코 사투리)

샌프란시스코 출신이란 얘기죠
(bruh: 샌프란시스코 사투리)

 

만약에 이 선언문에도
"물"이나 "형씨"가 있다면?

근데 대체 그걸 어떻게 찾죠?

 

저도 몰라요
다시 읽어봐야죠

그 다음엔요?

 

또 읽어야죠

오 이런

 

커피부터 끓여야겠네요, 형씨

 

피츠제랄드 요원

 

- 몬태나에서 오긴 멀군요
- 아, 그랬군요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철장을
가는 곳마다 들고 다니지만

비록 이 역겨운 곳에서도
난 아직 살아있죠

자유를 누리면서

 

그래서 왜 나요?

왜 당신이냐고?

당신이 작성한 보고서가
날 여기 잡아넣었으니까

당신의 언어 분석으로
수색영장이 나왔고

수색영장으로
증거가 나왔으니

당신이 작성한 글이
당신을 여기 잡아넣은 거요

 

당신의 성과를
아주 눈여겨 보고 있소

빼어난 상상력의 산물이더군

내가 당신을 높이 사는 건
대부분 언어를 당연히 여기지만

당신은 아니오

 

당신은 다르게 보고
그게 자유의 첫 걸음이요

관점의 전환

"선언"을 예로 들면
난 그 별명이 싫소

경솔한 억지 주장처럼 들리게 하지

하지만 당신과 나는
언어의 힘과 특별함을 알지 않소

선언과 논설의 차이,
광기와 계몽의 차이

신경쇠약과
의무로부터 장기휴가의 차이

당신은 유나바머 사건을 맡으면서
삶에 큰 변화를 겪었지, 아니오?

그렇소

내가 썼다는 그 문서 때문에?

맞소

그게 뭐였소?

편하게 말해보시오

변화의 순간이 언제였소?

 

말 못하겠소?

나의 경우는 모든 게
시카고에서 시작됐는데

어느 날 뒤뜰에서
앵무새가 지저귀는데

앵무새가 한껏 큰 소리로
노래하는 걸 듣다가

 

차량 도난 방지 경보음을
따라하고 있단 걸 깨달았지

 

삐삡 삐삡, 알죠?

그래서 한 시간 동안 거기 앉아
불쌍하고 멍청한 새 소리를 듣다가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얼마나 잘못된 일인가?

이런 생각에 휩싸여
벗어날 수가 없었소

어디서부터 잘못해서
세상이 이 지경에 이렀나?

 

나의 경우는
운전 중이었소

 

차에 탈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타면 탈수록 더 강해졌소

 

한밤중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데

길에는 아무도 없고
나는 빨간불 앞에 있죠

그저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차는 아무 데도 없는데

 

나는 서 있죠

복종하면서

 

그때 깨달았죠
중요한 건 기술이나

기계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란 것을

그게 우리 정신에
미치는 영항이요

우리 정신은 더 이상
자유롭지 않으니까

- 당신은 자유를 원하는군
- 맞아요

인간의 존엄과 자율을 원해

- 그래요
- 누구나 그걸 원하지

너무도 간절히 원해서

매일 수많은 사람이
인간성을 되찾고자 죽고 있소

생각해보시오

우리가 이 대화를 하는 동안
자살한 사람의 수가

내가 여지껏 죽였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수보다 많지

항우울제, 성형수술,
패스트푸드로 죽는 사람이

그런데 왜 모두
나만 무서워하는 거요?

 

한번 생각해보시오

왜 이 양복 입은 자들이 기를 쓰고
내가 미쳤다고 주장하는지

알려주지

내가 옳다는 걸
그들도 알기 때문이오

나는 깨어 있고

그들은 잠들어 있지

그런데 자기들도
깨어날까봐 두려운 거야

핸드폰과 TV, 게임의
전원을 끄고

당신과 나처럼
자신을 찾는 게 두려운 거요

 

당신과 나?

당신과 나

테드, 내가 여기 온 건
당신이 쓴 걸 믿기 때문이오

좋소

 

도움이 필요해서
날 부른 줄 알았는데

목숨을 구해주고, 메시지를 퍼뜨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도움 말이오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맞소?

그렇소

모든 선택지를 살펴봤는데
내 생각엔 유죄 인정이

아니, 그건 아니지

 

참 잘하고 있었는데

그런 얘기는 카메라로 보고 있는
이 유인원들과도 할 수 있소

내가 당신을 고른 이유는
당신은 다르다고 생각해서야

 

다음에 올 때는
편지지와 우표 좀 갖다주시오

여기선 구하기 힘들거든

편지가 너무 많이 와서
일일이 답장하기 힘들 정도요

 

고맙소